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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Church)란 무엇인가

기독교 신앙의 필수적인 조항을 열거한 사도신경이 "거룩한 세계적 교회와 성도의 교제(sancta ecclesia catholica, sanctorum communio)"를 고백하고 있다. 또한, 최초의 공인된 세계교회신조인 니케아신경도 "하나의, 거룩하고, 세계적이며, 사도적인 교회(mia, hagia, katholike, kai apostolike ecclesia; una, sancta, catholica et apostolica ecclesia)"를 구원에 필수적인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다. 즉, 교회에 대한 확고한 신앙은 창조신앙이나 부활신앙 못지않게 기독교신앙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없이 기독교복음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

교회의 어원과 역사

그러면, 교회(敎會)란 무엇인가? 교회로 번역되는 헬라어의 "에클레시아(ecclesia)"나 회중으로 번역되는 히브리어의 "카할"은 둘 다 "부른다(ek-kaleo, qahal)"는 동사의 파생어로서, "부름받은 자, 즉 소명자들의 모임(coetus vocatorum)"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선택받은 자들의 모임(coetus electorum)" 또는 "믿는 자들의 모임(coetus fidelium)"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광의의 교회는 세계의 처음부터 존재하였으며, 세상 끝날까지 항상 존재할 것이다. 최초의 교회는 가정교회의 형태를 가졌다. 에덴동산의 교회는 비록 구성원이 2명뿐이었으나, 가장 완전하고 전체적인 교회였다. 그러나, 죄가 세상에 들어온 후 아담의 가정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그로 인해 세계는 교회와 비교회의 두 구룹으로 분열되었다. 노아의 방주교회도 사실상 가정교회를 면치 못했다. 그 후, 아브라함의 가정교회를 통해 이스라엘 민족교회를 창설하였다. 그러나, 사실상 출애급의 광야교회까지는 가정교회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율법에 의해 조직적인 민족교회를 확립하였다. 아담의 가정교회에서부터 시작되어 발전되어 온 제사제도, 성직자제도, 교육, 구제, 재정구조, 권징을 비롯한 제반 제도가 조직화되고, 회막 (성막)-성전을 중심으로 하는 대회, 총회, 회, 회중이 출현하였다. 포로시대 이후에는 성전의 파괴와 디아스포라로 인해 회당제도가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민족교회는 심각한 타락에 이름으로서 예수님의 강림시 그 배반성을 입증하고 소멸되는 종말을 고했다. 또한, 신정체제하의 민족교회가 도중에 출현한 왕정으로 인해, 그리고 신앙적 타락과 외식 및 세계선교의 등한시등으로 세계의 구원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시된 뜻을 버리고 선민사상에 젖어 민족주의집단으로 전락함으로서, 메시아로 연결되는 그루터기로서의 역할만을 감당했을 뿐이다. 이에,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하여 일찌기 아브라함에게 계시하셨던 세계교회의 설립을 강력히 시사하셨다. 그에 따라,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은 구속사역을 완성하시고 그의 성령을 보내사 자기의 몸으로서의 세계교회를 세우셨다.

그러므로, 진정한 세계교회는 오순절에서 시작된다. 예수님은 이미 그가 승천하시기 이전에 이 교회의 설립을 위한 기초작업을 완성하셨다. 그는 마태복음16.18-19에서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고 말씀하심으로서, 하나님의 철저한 보호를 받으며 절대적인 권위가 부여된 새로운 교회의 설립을 선포하셨다. 또한, 18.15-20에서는 권징의 방식과 회집의 능력을, 26.26-29에서는 새 언약의 새 교회가 세상 끝날까지 시행할 성찬의식을, 그리고 28.18-20에서는 교육과 세례 및 선교의 사명을 가르치셨다. 그 외에도, 사도의 임명과 목회의 위임, 물질적 구제를 비롯한 이웃사랑의 실천, 진정한 예배등 그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한 제반 준비작업을 완성하셨다. 즉, 예수님은 교회의 설립자이며 머리와 주인으로서, 교회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제반 원리와 제도를 설정하신 것이다. 이 주님의 교회는 세상 끝날까지 성령의 보호아래 확장적으로 존재하면서 그의 뜻과 그의 나라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교회의 속성

정통적인 교회의 속성은 사도신경과 니케아신경의 고백에 따라 단일성, 성결성, 세계성, 그리고 사도성의 4가지가 있다. 이 속성중 하나라도 결여하면,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없다. 첫째로, 단일성이란 세계에 수 많은 교회가 있지만 서로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동질적인 하나의 교회라는 것이다.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질 수 없으며(고전 1.13),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요, 성령도 하나이요, 소명도 하나이므로, "몸(교회)도 하나"인 것이다(엡 4.4-6). 사도행전 이후에 나오는 교회는 성경에서 주로 "지역교회"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많은 교회들이 설립되었으나, 그 지엽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그 단일성과 동질성이 유지되었다. 이는 교회의 원리와 주인과 성령이 동일했기 때문에, 그 결과 이 세계에는 본질상 동질적인 하나의 교회만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본질상 다른 이단적인 교회와는 관계를 단절하고 주님의 교회로 인정하지 않았다. 둘째로, 성결성이란 교회가 그리스도에 의해 거룩하게 되었고 거룩한 성령의 지도아래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참여하는 "성화의 공동체"임을 가리킨다. 성화가 선택의 목적이었으며(엡 1.4), 소명의 목적이고(살전 4.7-8), 구원의 목적이다(벧전 1.4-11). 교회가 성령의 지도에 순종하여 성령의 열매(갈 5.22-23)를 맺지 못하고 세속화하면,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없다. 세째로, 세계성이란 특히 구약교회와 다른 점으로, 모든 민족과 종족을 포함하는 범세계성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어떤 민족교회나 지역교회가 우월성이나 독립성을 주장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교회의 운명을 자초하는 잘못이며, 민족과 지역을 초월하여 세계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제한 혹은 부정하는 행위인 것이다. 구약시대의 경우, 초기에는 아브라함의 가정교회가 멜기세덱 제사장을 인정하는 등 노아 이후 중동에 존재하던 교회들과 연결하는 세계성을 보였으나, 가나안 정착 후에 그리고 왕국의 도입 후에 철저한 민족적 배타성이 배태되었으며, 특별히 남북왕조의 분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의 종교적 영향과 포로시대 이후 파당의 결성등으로 민족교회 내부에서도 하나가 되지 못함으로서 세계성의 실현은 커녕 민족적 일치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신약시대에 예수님께서 설립하신 세계교회는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세계성을 실현하였다. 물론, 사도와 속사도-감독의 협의체제의 유지로 인한 초기 3세기의 모범적인 세계교회의 정립 후에,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선포되면서 교회를 로마제국의 영토로 제한하고 동서 로마제국의 정치적 갈등에 복속되어 동방교회와 서방교회로 양분되기도 하였다. 또한, 그 후 종교개혁으로 인해 개신교회가 형성되고 많은 교파와 교단으로 분리됨으로서 세계성에 중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 와 교회연합운동이 강력히 일어났으나, 오히려 그러한 연합운동으로 인해 교회가 분리되는 아이러니를 결과했으며 산업사회의 병폐인 개인주의의 급속한 확산으로 개교회주의나 교단주의가, 그리고 제3세계에서는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민족교회운동이 일어남으로서 심각성이 날로 더해 가고 있다. 네째로, 사도성이란 사도적인 초대교회와의 연결성을 가리킨다. 로마교회는 인적 연결성을 강조하는 반면, 개신교회는 교리적 연속성을 강조한다. 모든 교회는 타락한 교황교회의 이질성을 벗어나 사도적인 초대교회로 돌아가고저 시도했던 종교개혁의 정신에 따라 "끊임없는 자체개혁 (semper reformanda)"을 실천함으로서 성경에 나타난 사도적인 교회의 원리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비록 시대적인 요구와 문화적인 차이에 따른 개발과 적응은 성령님의 인도하시는 바로서 수구적인 방법적 보수주의에서 탈피해야 되지만, 신앙의 내용과 교회운영의 원리에 있어서는 계시된 말씀과 초대교회의 모범에서 이탈하여 사도성을 상실하지 말아야 한다.

참된 교회의 증표

그리고, 종교개혁자들은 참된 교회의 증표(notae verae ecclesiae)로서 다음 세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로, 말씀이 순수하게 전파되어야 한다. 철학적인 영향이나 시대정신 혹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왜곡된 성경해석과 가르침은 배격되어야 한다. 성령의 순수한 조명을 이질적인 사상적 편견으로 가리지 말고, 순수하고 건전한 지성과 감성으로 그리고 성경전체의 종합적인 안목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쳐야 한다. 둘째로, 성례가 올바로 실시되어야 한다. 성례란 예수님께서 친히 제정하신 성찬식과 세례식을 가리킨다. 성찬식은 빵과 포도주의 두 요소가 성경의 엄숙하고 진지한 지침에 따라 거룩하게 행해져야 한다. 그리고, 세례는 내면적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세례를 통해 중생을 받은 자에 한하여 교회가 삼위하나님에 대한 학습을 선행한 후 교회앞에 신앙을 고백하고 세례를 베품으로서 교회에 공적으로 가입시키고 천국에 맺어주는 예식이다. 일부 교파를 제외하고는 가족단위의 계약신앙에 따라 신자의 자녀에게도 세례를 베풀고 장성한 후 본인이 신앙고백을 함으로서 입교시킨다. 초대교회 교회론의 대가였던 키프리안(Cyprian)은 "교회 밖에 구원이 없다(extra ecclesiam nulla salus)"고 주장하였는데, 개신교회도 이에 동의하였다. 마 10.32-39, 롬 10.9등은 공적인 신앙고백이 없는 구원의 가능성을 배제하였다. 교회 안에 "가라지"가 있을 수는 있으나, 교회 밖에 "알곡"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공적인 신앙고백의 결과로 주어지는 세례는 구원에 필수적이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은 인정된다. 세례는 오로지 1회만 교회의 결의에 의하여 주어질 수 있으며, 침수세례와 적수세례는 상황에 따르는 것이 초대교회의 전통이다. 세째로, 권징이 신실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교회의 성결성 유지와 질서를 위해, 그리고 주님의 명예를 위해 교회는 교인들을 감독하고 권징해야 한다. 교리 혹은 윤리적 탈선을 발견할 때는 수찬정지, 정직, 해직, 또는 출교의 방법으로 징계하되, 사랑의 방식으로 먼저 간절히 권면하고 교회 대표의 권면을 거부할 경우 단계적으로 징계한다. 이러한 징계가 두려움이나 인간적 관용으로 신실하게 시행되지 않을 때 교회는 점점 오염되고 급기야는 세속사회보다도 더 낮은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사회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가져 온다. 현대교회는 심각한 교리적 혼란과 윤리적 타락에도 불구하고 교회성장주의와 사생활 불가침의 개인주의 수용으로 인해 권징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교회의 사명

교회는 "성화의 공동체(communio sanctorum)"로서 이러한 내적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또한 이 세계에서 하나님의 대표기관으로서 행해야 될 필수적인 활동들이 위임되어 있다. 첫째는 모든 인류를 다시 교회로 돌아오도록 선교해야 할 대사명이 있다 (행 1.8). 자기교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선교로부터 국내선교, 해외선교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 세계에는 약 20만명의 해외 선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복음화는 34%에 이르고 있다. 둘째는 가난한 이웃을 돌보고 물질적으로 도움으로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한다(약 2.14-18, 행 6.1-6, 9.36, 10.1-4, 11.27-30, 고후 8-9장, 고전 16.1-4). 교회가 국가의 복지사업에 구제의무를 떠맡겨 버린다든지, 실제적인 도움없는 영적인 이웃사랑의 가능성을 주장한다든지, 또는 구제비를 다른 곳에 전용하는 것은 초대교회의 모범과 성경의 가르침을 저버리는 것이다. 헌금(연보)과 집사제도는 구제와 불가분리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세째는 교인들을 올바로 그리고 충분하게 교육하고, 교육을 담당할 교사와 목사를 양성해야 한다(딤후 2.2, 3.13-4.5, 행 19.8-10). 교육적 사명은 백년대계로서 교회의 후세들을 위한 작업이다. 교회교육과 신학교교육의 약화는 교회의 혼란과 저질화를 초래한다. 우리는 오늘의 교회에만 책임이 있지 않고 미래의 교회와도 하나임을 통감해야 한다. 교회는 이러한 일들을 하는데 있어 성령께서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교회를 세우는데 사용하도록 주신" 은사들을(고전 12-14장) 지혜롭게 잘 활용하여야 하며, 교회외적인 사업에는 노회, 총회, 혹은 초교파, 국제적 연합사업에 참여함으로서 개교회주의를 지양하고 교회의 하나됨을 도모하며, 나아가 효과적이고 조직적인 사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각 교회는 그 특수사정을 감안하여 어느 한 분야에 힘쓸 수 있으나, 다른 분야의 사업을 너무 소홀히 한 채 불균형적인 파행에 이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사업들을 통하여 그들의 성화와 신앙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는 교회의 조직과 법규를 성경적인 원리에 기초하여 교회의 상황과 시대적 요청에 따라 유연성있게 민주적으로 정비하고, 공적인 신조에 근거한 교리 및 윤리적 통일성을 기할필요가 있다.

종말론적 공동체

지상의 교회는 모두 새 예루살렘에서 모이게 될 것이다. 이 성화되고 집합적인 교회를 "무형교회(ecclesia invisibilis)"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일 뿐, 지상에서는 "유형교회(ecclesia visibilis)"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모든 권위와 사명이 주어진 것도 바로 이 유형교회인 것이다. 한편, 이 지상의 교회는 아직 불완전한 "전투적 교회(ecclesia militans)"로서 미래의 "승리한 교회(ecclesia triumphans)"를 지향한다. 교회는 세상에 속해 있지 않고 하나님을 향하나, 교회가 활동하는 장은 이 세상이며, 따라서 교회는 내부에 안주하여 자체적 친교와 활동에만 만족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아가서 불의와 싸우고 이웃을 도와야 한다. 즉, "빛과 소금의 직분"을 속세 속에서 감당함으로서 세상이 교회 때문에 더욱 더 밝아지고 덜 썩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흑암의 세력과의 길고도 긴 영적 투쟁으로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나라 시민이며 군사이기 때문에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하나님을 위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이러한 교회의 사회적 활동의 총화를 "유기적 교회(coetus)"라고 말하며, 이는 "제도적 교회(institutio)"의 사회적 연장이다. 따라서, 교회는 세상에 위치하고 있는 하나님의 대표기관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전략적 공동체인 것이다. 제도적 교회가 유기적 교회의 활동을 등한시하고 제도적 교회주의에 안주하는 것은 지상교회가 설립된 목적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교회가 끊임없이 기도하고 추구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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