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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11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천만명의 기독교인을 가지고 있다. 60-80년대에 이르는 급성장은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한국교회는 활력적이며 162개국에 8천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세계 제2위의 선교사 파송국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새로운 기독교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20세기 후반에 세계화와 이민이 증가하면서 2001년 현재 3737개의 해외 한인교회가 확인되었으나, 중국이나 소련의 조선인교회를 합산할 경우 4천개가 넘으리라 추산된다. 최초의 이민교회가 하와이에서 시작된지도 벌써 1세기가 되었지만, 이민교회를 신학적으로 성찰하는 이민교회론이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서양인들의 경우 이민교회 지도자들이 분명한 이민교회론을 정립하여 이민교회의 확고한 소명의식을 고취함으로서 현지 정착을 도울 뿐 아니라 새로운 세계에서 진취적인 삶을 설계하고 추구하는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본 발상은 재미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이민교회론을 정립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첫째로 이민교회를 정의하고, 그 성경적, 신학적 기반을 살펴볼 것이다. 둘째로, 타민족의 이민교회론을 살펴볼 것이다. 여기서는 최초의 미국 이민교회였던 영국계 청교도들의 이민교회론과 화란 개혁파의 이민교회론에 집중할 것이다. 셋째로, 현재 미국 이민교회가 처한 컨텍스트와 이슈들을 분석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오늘의 재미 한국인 이민교회를 위한 이민교회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민교회의 정의와 그 신학적 기반

 

(1) 이민교회의 정의

이민교회란 조국을 떠나 타국에 영구적으로 혹은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성도들의 공동체로서, 민족적, 언어적, 혹은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교회이다. 이민교회는 현지에의 동화정도에 따라 세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제1단계는 민족적, 언어적,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배타적 교회이며, 제2단계는 현지어를 사용하지만 민족적 문화적으로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전환기적 교회이고, 제3단계는 민족적, 문화적 전통은 선별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타민족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개방적 교회이다. 물론 이와 같은 새로운 단계로의 움직임은 한계상황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활로로 나타나는 것이다.

 

(2) 이민교회의 성경적 선례

인류는 부단한 이동을 계속하며 발전하였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자면 모든 교회가 이민교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타민족 사이에 들어가 동화되기 보다 빈 땅으로 이동하거나 점령하여 배타적으로 국가를 형성하는 경우는 여기서 제외된다. 바벨탑사건에 대한 하나님의 조치는 언어의 혼돈을 통한 민족의 분리와 이동이었다. 따라서 거의 모든 민족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땅에 이주하여 국가를 건설하였다. 구약교회의 공식적 출범으로 인식되는 아브라함의 이주는 교회가 타민족 사이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후 이집트로의 피난은 430년동안 이민교회의 형태가 유지되었음을 보여준다. 출애급과 가나안으로의 귀환, 그리고 가나안족의 진멸은 이민교회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지만, 바벨론 포로생활은 다시 이민교회를 경험하였다. 그리스도의 강림과 대속사역 이후 설립된 신약교회는 활력적인 세계선교를 전개하였고, AD 70년 예루살렘의 멸망 이후 디아스포라가 된 유대 기독교인과 핍박으로 인해 고향을 떠난 초대교인들은 나그네와 이민으로 살게 되었고, 따라서 교회도 상당한 이민교회의 성격을 가졌다. 성경에 나타난 교회는 이민교회로 시작하여 이민교회로 끝나고 있다. 이것은 자기 조국이 아니라 천국을 본향으로 생각하고 사는 하나님의 백성이 가야할 운명적 진로라고 생각된다.

 

(3) 이민교회의 교회사적 형태

기독교는 민족종교의 제한성을 가진 유대인의 구약교회와 달리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초월하여 발전하였다. 서구의 복음화는 이민생활을 감수한 선교자들의 희생적인 헌신에 의해 이루어졌다. 특히, 종교개혁 이후 순수한 신앙의 추구는 핍박을 초래하게 되었고, 신대륙의 발견 이후 미국은 신앙의 자유를 추구하는 이민자의 나라로 부상하였으며,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로부터 온 이민교회가 크게 발전하였다. 한편, 강제로 이주한 흑인 노예들과 경제적, 정치적 난관에서 벗어나고자 이민길에 나선 동양계 노동이민들은 고통스러운 타국생활에 필요한 위안을 받고자 이민교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민교회는 세계의 선교에 중심적으로 기여하였으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나그네와 외국인으로 타국생활을 하게 된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 의미있는 새 인생의 목적을 제시하였다.

 

(4) 이민교회의 신학적 의의

이민교회는 신학적으로 순수한 교회의 본질을 여러 면에서 소유하고 있다. 첫째로, 교회의 머리인 예수 그리스도는 이민자였다. 그는 하늘나라를 떠나 지상으로 이주하였으며 성육신(incarnation)을 통하여 현지에 적응하고 세상의 구원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였다. 둘째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고향과 친척으로부터 배척을 받게 되며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된다. 따라서, 그의 교회는 고향과 조국을 떠나야 되는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민교회는 자연스럽다.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월남한 것도 여기에 준한다. 셋째로, 이민교회는 천상에서 형성될 완전한 교회의 그림자이다. 그리스도의 우주적 교회는 여러 민족이 공존하는 교회로서, 국가적 경계 안에 있는 교회보다 타민족의 접촉과 교류가 빈번한 이민교회가 보다 더 가까운 예표적 모습을 나타낸다. 넷째로, 이민교회는 문화적 명령과 선교적 명령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전위적 교회이다. 다섯째로, 이민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야 할 민족적 대립과 불신을 해소하고 화해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선구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모범적 교회이다.

 

 

타민족의 이민교회론

 

(1) 영국 이민교회론

영국교회의 국가적 종속과 불완전한 개혁에 반발한 비국교파 기독교인들은 17세기 처절한 핍박에 직면하면서 미국으로의 이주를 시작하였으며, 청교도 지도자들은 이민을 단순한 피난이나 패배로 인식하지 않고, 이민에 숨겨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경륜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미대륙은 타락한 중세교회를 개혁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고 인류에게서 숨겨둔 섭리의 땅이며, 이제 순수한 성도들이 이주하여 새롭고 보다 완전한 로마 제국을 건설하여 세계를 복음으로 지배하는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섭리론의 강조는 고난받는 이민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넣어주었고, 오늘의 미국을 건설하고 선교의 중심지가 되도록 만드는 저력이 되었다. 더욱이, 영국 이외의 여러 나라로부터 신앙의 자유를 위해 도래하는 이민들을 보면서 신앙적 형제의식을 느끼고 초기에 가졌던 영국인 중심의 미국이라는 좁은 사고를 버리고 전 세계의 헌신된 성도들이 모여 건설하는 천상적 국가로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으로 수정한다.

 

(2) 화란 이민교회론

화란 이민은 크게 2차에 걸쳐 이루어졌다. 미국 초기에 뉴암스테르담, 즉 뉴욕을 건설한 화란 이민은 RCA교단을 형성하였으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도미한 제2차 이민은 주로 CRC를 형성하였다. 2차 이민은 영국과 유사하게 화란교회가 국가에 종속하고 세속화되는데 반대하여 국가로부터 독립된 자유교회운동을 추구하였고 이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자 미국 이민을 추진하였다. 더욱이 그 당시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민을 더 선호하게 만들었다. 화란 이민교회에는 일부 미국화와 동화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CRC를 형성한 보수적 지도자들은 조국에서 이루지 못한 이상적 신앙공동체를 실현하고자 미시간 서부와 아이오와에 콜로니를 추진하였다. 기독교학교 시스템을 완비하고 교회와 가정과 학교의 삼중적 보호장치 속에서 그들의 후손들이 미국의 세속화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신앙적 전통을 계승하도록 만들었다.

 

 

재미 한국인 이민교회가 직면한 상황

 

(1) 민족간의 갈등과 위험

미국은 다민족사회로서 민족 혹은 인종간의 갈등이 상존하지만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공존하고 있다. 한국 이민은 짧은 이민역사에도 불구하고 중류층에 진입하였으며, 적극적 민족성은 흑인이나 라틴계와 같은 하류층을 백인과 같이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하고 이용하였다. 백인에게 차별대우를 받으면서도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흑인이나 라틴계는 보다 직선적이고 만만한 한인들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인들이 상류층으로 급격한 신분상승을 하여 하류층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못한다면, 인접민족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히 요청된다. 한편, 상류층으로부터 받는 차별을 어떻게 원만히 극복하고 미국의 주류에 진입할 것인가도 절실한 당면과제가 아닐 수 없다.

 

(2) 세속화와 포스트모더니즘

서구사회는 오랫동안 기독교국가를 유지해 왔으나 계몽주의와 민주정치의 출현으로 종교의 자유가 선포되고 불신이 정당화되는 사회로 변화할 뿐 아니라 반기독교적 과학과 철학들이 난무하게 되면서 비기독교사회 혹은 세속화사회로 진입하였다. 미국은 서구사회중 가장 세속화가 약한 국가이지만, 1960년대 이후 소수의 인권운동과 반문화운동이 확산되면서 세속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현대는 식민주의시대가 종식되고 난 이후 민족과 종교간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평화주의와 상대주의를 주장하는 포스트모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절대적 종교를 혐오하는 종교 다원주의를 비롯하여 모든 면에서 다양성뿐 아니라 다원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합리적인 이성적 종교가 퇴조를 보이고 보다 원시적이며 신비적인 종교가 부상하고 있다. 한국 이민교회는 미국이 지배적인 기독교사회가 끝나고 다원적이며 세속적인 사회로 진입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시대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이민교회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상황이 유리하지 않지만,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미 한국에서 다종교적인 상황에서 훈련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충격이 적고 한국보다 더 기독교화된 국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좋은 여건에 처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 도시화와 비인간화

미국은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뿐 아니라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한 대표적 산업사회로서, 산업사회의 문제들을 그대로 안고 있다. 그 대표적인 문제가 도시화현상이다. 도시화는 기독교의 위기로 작용하였고, 도시인의 기독교는 순수성과 영성을 심각히 상실한 채 비인간화와 개인주의, 빈부격차와 인간차별 등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4) 민족적 정체성과 후세들의 신앙교육

한국 이민교회는 2세들이 십대에 접어들었던 80년대부터 언어적인 문제에 직면하였다. 한글학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주일학교 교육이 영어로 교체되었으며, 급기야 영어부가 설치되었다. 그러나, 2세들이 성년이 된 오늘의 시점에서도 영어부가 영어교회로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소수의 제2단계 이민교회가 출범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데다가 지역적 이동으로 단결이 되지 못하는 문제에도 기인하고 있다. 상당수는 타민족과의 결혼으로 미국교회에 동화되는가 하면, 상당수는 신앙교육의 미비로 성인이 되면서 이민교회를 떠나게 된다. 이는 한국인을 위한 교육기관과 같은 사상적 중심의 결여가 중요한 원인이며, 따라서 미국기관에 의존하게 되었다. 특히, 학벌주의적 출세관은 정체성을 보다 미국사회에 둠으로서 스스로 민족적, 신앙적 정체성의 유지를 거부하고 있다.

 

(5) 한인교회의 정체성: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한국 이민교회는 미국교회보다 한국교회와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였으며, 이는 미국에의 동화를 가로막는 원인이 되었다. 심지어 상당수는 교단적으로도 한국교회에 속하는 종속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교회에도 동화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독특한 정체성의 결여는 결국 한국 이민교회가 일시적인 존재가치 이상의 아무 의미도 없는 임시적 교회로 전락하고 비전도 진로도 가지지 못한다.

 

 

한인교회의 교회론적 의미와 시대적 사명

 

(1) 한국 이민의 신적 섭리 발견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이며, 모든 일에는 신적 섭리가 있다. 특히, 먼 한국에서 거대한 수의 이민, 그것도 기독교인들을 미국으로 이주시킨데는 분명히 하나님의 중요한 섭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단지 좀 더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곳으로의 이주일까? 오랜동안 기독교의 중심이었던 서구교회의 몰락상황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기독교의 신앙을 지키면서 세계교회의 중심으로 부상한 미국에 아시아에서 새로운 기독교의 중심지로 부상한 한국인들을 이주한 하나님의 숨은 뜻은 무엇일까? 망국의 한을 가지고 가난과 수욕의 인생을 뒤로 하고 새로 삶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 조국과 형제들에게 무시와 버림을 받고 떠난 사람들이 있었으나, 요셉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들 뒤에 숨은 섭리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잘 살아보기 위해 이주한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게 되고 복음의 구원을 받아 새로운 인생관을 가지고 기독교사회에서 살게되기도 한다. 버림받은 돌이 모퉁이돌이 된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무언가 이민들을 향한 하나님의 원대한 뜻이 있을 수도 있다.

 

(2) 소명 실현을 위한 이민교회의 역할

이민자들은 모두 한과 외로움을 지니고 살아간다. 조국에서 잘 살 수 있으면 이민길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민교회는 그들을 위로할 뿐 아니라, 이민생활의 의미와 비전과 용기를 심어주어야 한다. 안이한 미국생활에서 세속화되기 보다, 물질만능주의나 신분상승을 통한 출세에 도취하기보다, 그리스도안에서 놀라운 세계와 비전을 발견하고 본인과 자녀가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힘차게 살아가도록 인도해야 한다. 단순한 기복신앙이나 민족적 친교로 만족하지 말고 보다 성숙하고 승화된 신앙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민교회는 그들의 신적 소명을 가르쳐 주고, 그것을 실현하도록 힘과 용기를 제공해야 한다.

 

(3) 시대적 사명: 환태평양시대와 21세기의 세계구도 변화

세계는 식민주의시대의 대서양중심을 탈피하고 점차 태평양중심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21세기는 인구변화와 제3세계의 부상으로 유럽이 몰락하고 아시아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평양을 가운데 둔 미국과 캐나다, 한중일, 호주 등에는 모두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한인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21세기에 아프리카교회가 수적 우세를 점하리라는 관측이 있으나, 지도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미국과 한국교회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중국교회의 부상은 확실시되며, 이민교회는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그리고 중국교회를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4)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를 위한 사명

이민교회가 한국교회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 미주 한인교회는 민주화와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게 공헌하였다. 이민교회는 한국내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보다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세계화의 시각을 소유할 수 있으며, 지역적으로 넒은 미국에서 보다 넓은 마음을 가지고 화해를 추진할 수도 있다. 미국교회에도 모방만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동양적 영성과 시각으로 서구문화의 위기 속에 있는 미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한인들만의 복음화에서 그치지 말고 백인을 비롯한 미국 여러 민족의 복음화에도 앞장서서 미국교회를 다시 회복하고 전세계의 다양한 민족을 복음화하는데도 공헌할 수 있다.

 

(5) 민족주의의 극복과 민족간의 화해

한민족은 오래동안 배타적인 단일민족으로 살아왔을 뿐 아니라 강력한 민족주의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타민족이나 인종을 차별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민교회는 한국교회와 달리 타민족과 공존해야 될 운명에 있을뿐 아니라 타민족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에 있기 때문에, 성령안에서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민족간의 화해를 도모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이민교회는 성경에서 인종주의(racism)와 민족주의(nationalism)가 얼마나 심각한 죄악이며 모든 민족들의 교회가 그리스도의 우주적 교회안에서 형제자매임을 가르치고 빈번한 교류와 공동예배를 추진해야 한다.

 

(6) 교단주의와 분리주의의 극복

한국교회는 미국선교사들의 교파이식에 희생당하였으며, 유교적 파벌주의는 이를 심화시켜 수많은 교단으로 분리되고 서로 반목하는 비참한 상황을 연출하였다. 미국은 교단주의를 상당히 극복하고 좌우의 극단주의자들을 소수로 남겨둔 채 복음주의 정신으로 대동단결하는데 상당히 성공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양극화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교회는 미국으로의 이주와 미국교회와의 교류를 통하여 분리주의를 극복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교회가 끝없는 분열과 반목과 분쟁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7) 이민교회의 신앙적 중심 건설과 발전

타민족들과 달리 한국인들의 이민교회는 공동체의 중심을 형성하지 못하였다. 이는 교육기관, 특히 중심적 신학교의 부재, 이민교회의 문서를 보관하고 정리하는 교회센터의 부재, 진정한 연합운동의 결여에 그 원인이 있다. 그 결과, 이민교회는 한국교회 혹은 미국교회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식민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소수 대교회들이 KOSTE를 주관하고 미국에 지교회를 세우고 이용하는 식민화의 수용은 이민교회가 개선해야 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인 이민교회는 일시적으로 존재하다 사라지는 임시적 성격을 탈피하고 이민교회론을 확립하고 조직화하여 오랫동안 미국교회사의 중심에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심지어 유럽의 이민교회들은 수백년의 역사가 흘러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사회에서 주도적인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보다 더 동화하기 어려운 한인들의 이민교회는 오래 유지되어야 하며, 특히 하나님의 섭리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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