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크리스마스와 복음화 

성탄절의 문화적 의미를 생각한다 

드디어 즐거운 성탄절이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만의 축제가 아니라 모두의 축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정착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성경에 전혀 기록이 없는 것을 보면, 초대교회가 성탄절을 지키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그러나, 점차 이교의 관행에 대한 대안으로 성탄절을 지키는 교회들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탄생일에 대해 의견의 일치에 이르지 못하다가, 콘스탄틴 대제가 개종하고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면서 12월 25일에 지키던 로마의 태양절을 성탄절로 대치하자고 제안하였고 기독교가 이를 수용 함으로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크리스마스가 너무 상업화 되면서 교회 내에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교부 오리겐이 3세기에 이교와 같이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지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현대 교회들은 그와 같이 성탄절의 폐지에 찬성하기보다 올바른 방식으로 성탄절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즐기는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예수님의 뜻을 실현하는 평화와 사랑의 절기로 지켜, 반목과 미움을 해소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 기회로 선용하려고 한다.


한편,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문화적 의미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성탄절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에 치우친 나머지, 성탄절의 보편적 문화화가 얼마나 큰 은혜이며 특권인가를 잊기 쉽다. 복음화는 기독교문화를 창출하며 비기독교문화를 대치하도록 만든다. 로마의 태양절이 성탄절로 대치되는 것처럼, 기독교의 도래는 초파일이나 설날중심의 문화를 성탄절중심의 문화로 대치한다. 문화는 종교와 불가분리의 관계를 가지며, 종교의 흥망은 종교문화의 흥망을 결과한다. 한국교회의 성장은 성탄절을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성탄절의 보편화는 복음화 못지않게 서구화의 결과이며 서구문화가 반기독교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지만, 서구문화는 구조적으로 기독교적 기초를 가지고 있다. 실로, 성탄절문화의 보편화는 구조적으로 복음화의 결실이며 기반이다. 만일 석탄일이 성탄절을 대치하는 문화적 보편화가 발생한다면, 기독교는 심각한 문화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가 문화적 주도권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은 구속사적으로나 복음화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독교의 문화화와 문화의 기독교화를 구별해야 한다. 문화로 전락한 기독교는 복음의 위기를 초래한다. 즉, 성탄절의 문화적 보편화는 긍정적이지만, 교회가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문화화 된 성탄절을 지키는 것은 교회의 세속화를 결과한다. 2000년의 크리스마스는 기쁨과 감사, 평화와 사랑이 충만한 계절, 그리고 이 날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하는 절기가 되기를 바란다.

 

 

(뉴스앤조이 칼럼 2000년 12월 21일)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