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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평화와 거짓 평화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주는 교훈 

지난 12월 10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드디어 전 세계가 그를 대표적인 평화의 인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받은 상처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상식장으로 입장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 우리의 마음이 녹아 내렸다. 실로, 그의 삶은 그리 평화롭지 못하였다. 다섯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겼으며 6년의 옥고를 치르고 40년에 걸친 고난의 세월을 살았다. 그런데 왜 그가 평화의 인물이란 말인가?


과거에 그는 군사 통치자들로부터 국가의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인물로 정죄 되었다. 경제적인 안정 속에서 평화롭게 발전하는 조국을 훼방하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불화의 인물로 낙인 찍혔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다른 인물들도 그러하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는 백인들의 평화로운 통치에 도전하고 순종적인 흑인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평화의 파괴자로 정죄 되어 27년의 인생을 감옥 속에서 살았다. 마르틴 루터 킹도 그리하였고, 아웅산 수지 여사는 지금도 미얀마의 평화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되어 연금 당하고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이 노벨평화상을 받는가?


그 이유는 그들이 거짓 평화를 거부하고 참 평화를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거짓 평화란 현 상태에 대한 아무런 도전 없이 평정이 유지되지만 불의와 거짓이 관용되는 무사안일의 상태로서, 기만적이고 외식적 평화이다. 이것은 정의와 진리, 자유와 평등의 참된 평화가 도래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저항한다. 거짓 선지자들은 참 평화가 없는데도 평화를 말하며 거짓 평화를 비호한다. 따라서, 교회의 외형적 평화를 추호라도 건드리면 불화를 조장하였다고 정죄하고 저주한다. 마르틴 루터나 존 칼빈이 바로 그런 이유로 고난을 당하였으며, 오늘날에도 교회개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그런 수난을 당한다.


이제 우리의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그는 참 평화를 위해 오셨으나, 헤롯은 자기의 평화로운 왕국에 위협이 된다 하여 두 살 이하의 모든 사내아이를 학살하였다. 그는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전하였으나, 당시 유대의 정치와 종교적 평화를 위협한다는 죄목으로 십자가에 처형되었다. 참 평화를 추구하는 자는 불화를 조장하는 인물로 정죄 되어 고난을 당한다. 그래서, 그는 내가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불화를 주러 왔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가르쳤다. 참된 평화는 불화의 과정을 통해서 실현된다. 따라서 십자가와 고난이 평화를 추구하는 자의 운명이다.


그리스도는 인간들만의 평화를 부정하고 세계의 창조자이며 통치자인 하나님과의 화해를 통해서만 참된 평화가 온다고 가르친다. 김 대통령은 모든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참 평화의 길을 따르게 된 동기와 인내의 비결이 하나님에 대한 임마누엘의 신앙에 있었으며, 그리스도의 임재를 체험하였다는 아름다운 신앙고백을 드렸다. 이 참된 평화의 계절에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

 

뉴스앤조이 칼럼 2000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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