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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계는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고 있으며 북한도 서서히 개방하고 있는데, 이슬람국가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은 세계 최대의 마애석불을 파괴하여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탈레반정권은 1977년 혼란스러운 왕정에 쿠데타를 일으켜 아프가니스탄공화국을 출범시킨 이후 계속된 정치적 불안과 소련침공, 그리고 내전을 종식시키고자 일어난 학생정권이다. ‘탈레반’이란 페르시아어로 '학생'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종교지도자들의 가르침을 실현하기 위해 94년 봉기하였고, 지금은 전국토의 90퍼센트를 장악하였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순수한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려는 이상을 가지고 다른 종교를 철저히 배척하고 TV 영화 음악 등의 대중문화를 금지하며 범죄를 척결하기 위하여 가혹한 형벌을 시행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금지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탈레반정권의 지도자인 모하메드 오마르는 “신은 하나이므로 조각상이 숭배될 수 없다. 현대와 미래에 우상숭배가 있을 수 없도록 모든 조각상을 파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타주의는 불교에도 피해를 주었지만, 그 나라의 기독교인과 선교사들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를 향하여 피의 경고를 발하였다. 이제 과거와 달리 종교의 자유가 실현되어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쟁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을 기화로 국내 언론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는 ‘탈레반증후군’이라는 시론을 통하여 유일신종교를 모두 매도하였다. “이것은 이슬람뿐 아니라 모든…유일신을 믿는 종교와 절대가치를 내세우는 이데올로기가 빠지는 함정이다. 종교전쟁이 주로 신구 기독교 종파간의 싸움이었고 기독교와 이슬람의 투쟁도 일신교의 태생적 살기를 증거한다. 유대인을 비교적 관대하게 다루면서 이용했던 모슬렘보다 이들을 철저히 미워해 박해한 기독교의 반유대주의는 변태적 집단 가학성 증후군이라 할 만하다. 탈레반의 폭거를 규탄하는 기독교인과 유대인도 가재와 게처럼 이들과 한통속인 것을 알기가 어렵지 않다”고 몰아 붙인다. 그리고는 동아시아의 세나라 가운데 기독교 국가라 할 수 있는 한국에 탈레반이 있다고 비난하였다.

우리는 여기에서 공존의 논리가 아닌 탈레반식의 전투논리를 보게 된다. 과거의 국교체제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정치체제로 전환한 것도 기독교권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오히려 불교나 회교 혹은 이슬람국가에서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단일종교체제를 고집하거나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선교를 방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평화로운 학교 교정에 단군상을 투입하여 종교적 갈등을 유발시키고도 그에 대한 기독교의 문제제기를 매도한다든지, 종교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국영방송에서 유교를 가르치는 강의를 장기간 방영하고 나아가 기독교를 공개비판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종교적 갈등을 유발시키고도 그에 대한 기독교의 항의를 비난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공립학교와 공영방송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종교적 중립을 유지할 때 종교적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언론도 특정종교를 표방하는 언론이 아닌 한 종교적 편파성을 가져서는 안된다. 종교다원주의도 관용을 표방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든 종교를 비판하는 탈레반식 독선주의에 불과하다. 우리는 소위 탈레반증후군이 우리 언론과 정부, 종교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모든 선교저항국에서 사라져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복음이 힘차게 전파되기를 기도한다.

(기독신문 2001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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