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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말 미국의 갑부인 데니스 티토가 2천만불을 내고 소련 우주선에 실려 최초의 민간인 우주여행을 마쳤고, 금년 4월에도 남아공의 갑부가 우주여행에 나설 예정이다. 1961년 최초의 우주여행이 시작된 이후 40년 만에 이루어진 민간인의 우주여행은 앞으로 미국의 우주항공국이 착수할 경우 크게 확대되리라 전망된다.

우주여행은 실로 감격적이고 특별한 경험일 것이지만, 말이 우주여행이지 대기권을 약간 벗어나 지구 주위를 돌고 우주정거장에 잠깐 머물다 돌아오는 것이다. 마치 넓은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다 와서 바다여행을 했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구와 달 사이의 공간이란 대우주에서 하나의 점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도, 최초의 우주비행사 소련인 가가린은 대기권을 벗어나자 마자 "하늘에 하나님이 없다"는 어리석은 말을 하였다.

대우주가 너무 넓기 때문에 보다 멀리 여행하려면 광속비행이 필요한데, 그것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다. 설령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여 인간이 우주 깊숙이까지 여행하게 된다 하더라도, 과연 우주의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과연 우주의 끝이 있을까? 그런데, 우주의 끝이 있어도, 없어도 인류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만일 우주의 끝이 있어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마치 금붕어가 어항의 한계를 발견한 것과 같이 인류는 갇혀 있다는 사실과 누가 인류를 가두었는지를 고민하며 근본적인 고민과 좌절에 빠질 것이다. 한편, 만일 우주의 끝이 없어 아무리 가도 가도 끝이 없어도, 인류는 두려움과 좌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아마도 대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세계의 종말 이전에 그런 발견을 하지 못하도록 배려하시겠지만, 인류는 이 대우주 속에서 겸손히 신의 섭리에 따라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미주판, 200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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