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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신학 문답 Theology Q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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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원은 무엇이며, 인류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없이 우리 인생과 세계의 의미와 목적을 이해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모든 종교와 학문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무도 세계의 시작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과 논란은 “무지(無知)한 말”일 따름이다.  욥기 38-41장은 이를 준열하게 책망하고 있다: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가운데서 욥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38:1-4).

 

물론,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는 자연계시에 분명히 나타나 있지만(롬1:19-25, 시19), 인류의 타락으로 이에 대한 혼란과 지적 반항이 창조를 거부하고 인간과 세계의 자존을 주장하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  따라서, 창조는 특별계시 신앙을 통해

서 얻는 지식이 되었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히11:3).

 

 

1. 창조의 본질


창조신앙은 성경적 하나님신앙의 불가결적 요소이다.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는 계시로 시작하고 있으며, 요한복음도 창조로부터 그리스도를 설명하고 있다(1:1-3).  그리고, 마지막 성경인 요한계시록도 종말적 천상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성도를 대표하는 24장로들이 창조자 하나님을 찬양한다: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4:11).  그런데, 성경에 계시된 창조는 그 본질에 있어서 모든 비계시적 이론들에 비교할 때 매우 독특한 양상들을 가지고 있다.

 

(1) 무(無)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 ‘창조하다’는 의미를 표현하는 구약의 히브리어 “바라”나 신약 헬라어 “크티조”는 무로부터의 창조를 의미하는 독특한 단어들로서,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개념의 단어와 구별된다.  그뿐만 아니라, 창 1:1이나 히11:3등의 “태초(太初, The Beginning)”는 선행하는 시간이나 물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맨 처음” 혹은 “진정한 처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롬 4:17은 창조자 하나님을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부르시는 이”, 고후 4:6은 “흑암에서 빛을 만드신” 분으로 밝히고 있다.

 

(2) 전적 포괄성과 선하신 창조: 하나님께서 이 세계의 일부만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예외없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하는 것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하나님은 모든 것을 “선하게” 창조하셨다.  본래 선하게 창조된 인간과 천사가 선한 자유를 잘못 사용함으로서 악이 존재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세계가 변질되고 혼란과 죄악적 관계가 야기되었다.  그러나, 이 세계의 모든 것은 여전히 창조자 하나님의 소유이며, 죄악의 세력으로부터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통하여 회복되는 과정에 있고,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러한 작업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우리의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고, ‘청직이’임을 고백하고 주인의 뜻에 따라 잘 관리해야 한다.  자연보존과 공해추방은 하나님의 세계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도모되어야 한다.

 

(3) 창조자와 피조물의 구별: 성경은 범신론(汎神論, pantheism)을 부정한다.  세계는 하나님이 아니다.  자연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정복과 관리의 대상이다.  자연에게는 전혀 신적 요소가 없으므로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 사상은 자연을 두려워하고 개발을 부정하는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앞서 과학적 진보와 문화적 발전을 이룩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초대교회는 세계가 하나님의 연장이라는 플로티누스의 유출설(emanation theory)을 거부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과 세계는 전혀 관계없는 독립적 존재로서 공존한다는 그리스철학의 2원론(dualism)도 성경과 위배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계는 악하고 하나님의 ‘이데아’ 세계는 선하다고 생각하여 이 세계를 부정적으로 보고 육체를 영혼의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창조자와 피조세계는 본질적으로 철저히 구별되나, 이 세계는 하나님에게 철저히 의존적인 존재로서, 하나님의 은총이 끝나는 날 이 세계는 그 존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4) 하나님의 영광과 인류의 행복을 위한 삼위 하나님의 창조: 창조는 삼위 하나님의 공동사역이다.  성부께서 창조사역의 대표자로 나타나지만(고전8:6), 성자(요1:3, 고전8:6, 골1:15-17)와 성령(창1:2, 욥26:13, 33:4, 시104:30, 사40:12-13)의 참여와 협력에 의한 공동사역이었다.  그리고, 창조의 목적은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에 근거하고 있다.  창조는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자유로운 결정에 의한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서 세계를 창조하시고, 우주를 조성하셨다.  인류의 올바른 사용과 찬양이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

 


2. 창조신앙과 과학이론의 조화

진리는 하나이므로, 특별계시와 자연계시는 결코 모순될 수 없다.  만일 두 계시의 이론이 서로 모순된다면, 특별계시를 잘못 해석했든지 자연계시를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편견과 상상을 첨가했거나 잘못 보고 주장하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가 진화론이다.  진화론이 자연사의 일부과정을 설명할 수는 있을지라도, 그것이 세계의 기원을 주장할 수는 없다.  그것이 진화의 장인 천지의 존재나 우주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천문학의 빅뱅 이론(Big Bang Theory)도 그들이 최초의 폭발이 일어났다는 별이나 흩어져 퍼질 수 있는 우주공간의 존재를 설명할 수는 없다.  따라서, 모든 과학이론은 창조자께서 자연의 운행과 발전을 질서 있게 하신 자연법칙을 발견하여 설명할 수 있을뿐, 세계의 기원을 밝히지 못한다.  그것은 신앙의 영역으로 제한해 놓으셨다(히11:3).

 그런데, 실제로 부인할 수 없는 한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세계의 연령에 관한 것이다.  과학적인 연구는 한결같이 이 세계의 연령이 10억년이 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성경은 인류의 역사가 약 5천년에 불과하다고 기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류의 역사는 과학의 주장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또한 과학의 연대측정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담의 창조가 세계창조 제6일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성경이 인류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를 동일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여러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이론들이 있다.

 

(1) 중조설(重造說, gap theory): 이 이론은 창조가 2차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본다.  즉, 창 1:1을 원(原)창조로 이해하고, 이 최초의 무로부터의 창조가 10억년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후 모종의 황폐화사건(사탄의 타락으로 인한)이 발생하여 창1:2과 같이 피조세계가 “혼돈과 공허”속에 방치되어 있다가 지금으로부터 약 5천년 전에 하나님께서 다시 그 황폐화된 세계를 정리하시고 재창조(중조)하셨다는 생각이다. 이 2차 창조가 창 1:3이하에 기록되었다고 이해함으로서, 과학이론과의 조화를 시도한다.

 

(2) 홍수설(洪水說, flood theory): 이 세계의 역사는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지만, 노아의 대홍수사건으로 인하여 자연적 풍화작용으로는 수십억년에 형성될 수 있는 거대한 변화가 이 세계를 완전히 물로 혼돈 변화시킨 대홍수사건으로 단시일에 이루어졌다는 견해이다.

 

(3) 성년설(成年說, ideal-time theory): 하나님께서 최초에 창조하실 때, 모든 만물을 완전히 숙성한 성년의 상태로 창조하셨기 때문에, 창조 당시의 연령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아담이 태아로가 아니라 성인으로 창조되었으며, 바위도 형성단계의 상태가 아니라 모든 형성이 끝난 완전한 바위로 창조되었다. 따라서, 10억년의 성숙도를 가진 바위를 창조하셨다면, 과학적 측정연령은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한다.

 

(4) 장일설(長日說, age-day theory): 창조의 6일을 오늘날의 24시간 하루로 보지 않고, 하루를 한 세대로 이해하는 이론이다. 사실, 창조의 “날”을 표현하는 히브리어 “욤”은 24시간의 하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히 태양이 창조되기 이전의 하루는 24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창조의 하루, 특히 태양창조 이전의 하루를 긴 시대단위로 이해함으로서 그 간격을 설명한다. 이 이론이 가장 보편적으로 수용된다.

 

(5) 논리설(論理說, pictorial-day theory): 이 이론은 6일의 창조를 실제적인 창조의 순서로보다 모든 창조를 논리적으로 배열하여 계시된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무로부터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에 의미를 집중시키고, 창조의 실제 순서는 매우 복잡하고 상호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 순서로 말하기가 어렵다는 전제아래 계시된 6일의 창조순서는 피계시자에게 6개의 논리적 부류 배열이 그림과 같이 설명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시간이나 순서는 과학이론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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