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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신학 문답 Theology Q & A

서론   |   신론   |   인간론   |   기독론   |   구원론   |   교회론   |   종말론   |

1. 교회의 자기 비판

모든 그리스도인은 배움과 깨우침을 통하여 각기 하나님과 그의 계시된 복음에 대한 자기이해(self-understanding)를 가지고 있으나, 그 정당성은 교회에 의해 검증되고 수정되어야 한다. 개인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도 그 자기이해를 가지고 가르치며 선포하고 행동한다. 교회도 자기의 전통적 이해를 무오하고 완전하다고 주장하고 더이상 말씀의 수정과 증보를 거부하면 전통주의로 전락한다. 성경계시의 주관적 이해를 끊임없이 스스로 비판하는 자세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무오하여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그에 대한 나의 주관적 이해와 집단적인 우리의 이해는 모두 유오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이해로서 끊임없는 비판과 개선의 대상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신학이 교회의 기능이므로, 신학은 바로 성경계시에 대한 교회의 자기이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행위(critical reflection)이며 그 결과로  산출되는 개선되고 발전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학행위는 단회적으로 완성되지 않으므로 끝없는 반복적 노력을 요구한다. 즉, 신학은 주관적 이해를 객관화하며, 지엽적 이해를 완전화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2 개신교 신학의 원리

교회가 기독교신앙에 대한 자기이해를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근거와 기준은 무엇인가? 중세의 로마교회는 성경과 교회전통의 2중적 근거와 기준에 의존하였으나, 종교개혁자들은 이에 반대하여 성경의 유일성을 주장하고 교회전통은 성경에 의한 비판의 대상일 뿐이라고 가르쳤다. 이 sola Scriptura의 원리는 특히 칼빈파 즉 개혁교회에 의해 강조되었으며, 끊임없는 자기비판을 통하여 스스로를 개혁하는 교회(ecclesia semper reformanda)로서의 자세를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어느 교회보다도 활발한 신학적 노력을 계속하여 상대적으로 어느 교회보다도 풍부하고 엄밀한 신학을 이룩하였다. 초기의 자기비판적 노력을 통해 얻은 자기이해를 절대화하여 더 이상의 신학적 노력을 금지하고 그 전통의 고수만을 노력하는 전통주의나, 성경계시보다는 개인의 체험을 중시하는 신비주의, 혹은 종교의식과   제도를 통한 종교적 만족을 추구하는 의식주의 등에는 본질상 신학이 크게 발전할 수 없다. 합리주의적 비판을 시도하는 자유주의 신학은그 성격상 활발한 학문활동을 결과하지만, 이미 비판의 기준이 되어야 할 성경계시를 비판의 대상으로 전도하였기 때문에, 그것은  이미 신학이 아닌 종교학으로 전락한 것일뿐 아니라, 신학은 교회의 수용을 필요로 하는데 자유주의는 이미 타락한 이성을 근거로 복음적 신앙을 부정함으로서 교회의 자기성찰이 아니라 교회를 떠나서 방관자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이므로 더 이상 정당한 의미에서 신학이라고 할 수 없다.

3 신앙과 신학

우리가 살펴 본대로, 신학의 주체는 교회공동체이며 신학의 객체는 교회의 자기이해이고 신학의 규범은 성경계시이다. 교회는 신앙의 공동체이며 성경계시의   규범성은 신앙을 전제로 하므로, 신학은 신앙의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신앙없는 신학은 불가능하다. 성경계시가 아닌 이성이나 종교경험이나 전통과 같은 규범아래서 수행되는 기독교신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그 주제가 동일하므로 흔히 신학이라고 분류되지만, 사실은 진정한 의미에서 신학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독교연구 혹은 종교학에 해당한다. 그런데, 여기서 "신앙"이란 인간의 주관적 혹은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절대자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며, 이는 필수적으로      그리스도와 성령에 대한 신앙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신앙은 지식(notitia)과 동감(assensus)뿐 아니라 인격적 신뢰(fiducia)를 필수적으로 포함한다. 이러한 "구원의 신앙(fides salvifica)"은 모든 주관적 규범의 성경계시에 대한 복속을 내포하므로 신학뿐 아니라 모든 성찰활동에 있어서 성경계시를 절대적 규범으로 수용한다. 따라서, 신학은 철저히 교회의 내적 반성(internal reflection)으로서 신앙이 없는 외부자에게는 닫혀 있다. 물론, 일반계시에 근거한 일반은총적 차원의 이해는 열려 있고 신앙유무에 관계없이 대화와 공동이해가 가능하나, 그 범위와 심도에 있어서 제한되어 있을뿐 아니라 명료성과 인격성을 결여한다.

교회에는 선교적 사명이 주어져 비교회에 복음을 전달하는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되므로 신학은 선교를 증진하는데 공헌하여야 한다. 그러나, 비신앙인에게복음을 쉽게 전달하려는 단순한 생각에서 성경계시를 신앙이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개념과 언어로 번역(translation) 혹은 변형(transformation)하려고 시도할 때, 복음의 본질적 성격인 인격성이 상실되어 특별계시가 일반계시로 인격적 진리가 추상적 관념으로 변질되면 결국 신학의 세속화를 결과한다. 신학의관념화 혹은 철학화는 신학을 비신학으로 전락시키는 길이다. 복음을 시대정신이나 지배적인 철학 혹은 종교적 개념과 용어로 설명하는 시도뿐 아니라, 심지어 교회의 내적 성찰일지라도 기독교신앙을 체계화함에 있어서 인격성 대신 특정한 원리나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신학은 하나의 사상 즉 이데올로기로전락하여 신학의 세속화를 초래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상체계는 삼위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신앙없이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하나의 인간적 사상체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끊임없는 비판적 자기성찰을 수행해 나감과 동시에 비인격적 관념화에서 유발하는 신학의 세속화를 방지함으로서 신학을 유지하여 교회의 복음성을 증진시켜야 한다.

4 신학과 상황

하나님은 영원하며 하나님의 말씀은 동일하나, 그것이 인간의 언어와 논리로 특정한 상황에 있는 특정한 대상에게 계시(revelation)될 때는 상황성에 정형화된다. 성경계시는 이와 같이 상황화된 하나님의 말씀들의 집합이다. 신학은 성경계시를 반복적으로 상황화(contextualization)하는 인간의 작업으로서, 신학자는 성자와 성령의 상황화 방식을 모델로 하여 제2차적 상황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성경에 모아진 66권의 계시가 비록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그 양태와 강조와 주제등이 다양하고 혹은 서로 이질적이거나 모순적인 것같이 보이듯이, 여러 신학들도 많은 다양성과 이질성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성경의 차이들은 심오한 하나님의 일관성속에서 해소되지만, 신학의 차이들은 많은 경우 인간의 오해에 근거한 오류에 원인한다는 근본적 차이를 가진다. 그러나, 둘 다 다양성과 상황성이 반영된 것은 신학자들이 성령을 모델로 하기 때문이다. 성경계시는 1세기에 종료되었으므로, 그 이후의 교회는 각기 자기의 시대와 상황에서 제기되는 질문과 문제에 대한 해답을 성경계시에서 찾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어야 했으며, 이러한 노력이 곧 신학을 형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역사적 변화와 문화적 변화, 또는 의사전달방식의 차이는 새로운 신학적 작업을 요구한다. 그 시대의 언어와 개념으로 그 상황의 문제와 질문에 답변해야 하며, 이는 최고의 완전한 의사전달자(the Communicator)이며 최고의 완전한적용자(the Applicator)로서의 성령의 지도와 능력주심을 받아 그에게 순종함으로서 성경의 적용과 최대한 유사한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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