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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신학 문답 Theology Q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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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이 있으나, 그중에서 가장 위대한 책이 “성경”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성경은 “책 중의 책(The Bible)”으로서 가장 많이 인쇄되었고, 가장 널리 보급되었으며,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 가장 많이 애독되며, 인류생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  그런데,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경이 단순한 인간의 명작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계시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The Word of God)”이라고 믿는다.  성경은 과연 하나님의 말씀인가?

 

 1. 성경의 형성과 구성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구성된 66권의 집대성으로서, B.C.1400년경에 기록된 창세기에서부터 A.D.100년경에 기록된 요한계시록까지 약 1500년 동안  다양한 필자들에 의하여 쓰여졌으며, 그 내용은 이 세계의 시작부터 종말까지를 다루고 있는 인류역사의 거룩한 대 서사시로, 그 스케일과 심오성에 있어서 그 어느 책도 이에 비길 수 없다.  또한, 지금으로부터 약 2-3천년 전에 쓰여진 고대의 저작으로서 그 어떠한 고대의 문헌도 그 역사성과 장엄성에 있어서 견줄 수 없으며, 심지어 그 후대의 저작 중에서도 가히 성경과 비길 수 있는 책이 없다.  성경이 구약과 신약으로 양분되는 이유는 옛 언약(Old Testament/ Covenant)과 새 언약(New Testament/ Covenant)으로 구분하는 성경 자체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렘 31:31이하, 히 8:13, 고전 11:25, 고후 3:14).

구약은 전통적으로 세 부분으로 구분되었다.  모세 5경으로 일컬어지는 “토라”는 하나님을 섬기는 그의 백성들에게 주신 법률집으로서, 그 역사적 배경과 함께 기록되어 있는 가장 오래된 부분이다.  이 토라는 출애급의 영도자 모세가 B.C. 1400년경에 쓴 5권의 책들이다.  둘째부분인 “나비임”은 선지자들의 활동과 그들을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선지서로서, 전 선지서(Former Prophets)와 후 선지서(Latter Prophets)로 나누어진다.  전 선지서는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의 활동으로부터 이스라엘의 멸망까지의 선지자 활동을 연대기적으로 기록한 것이며, 후 선지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선지서라고 부르는 책들로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멸망과 복원기에 이르는 기간 중에 집중적으로 주어진 예언활동을 기록한 선지서들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커투빔”은 성문서들로서, 시가서와 이스라엘 멸망 이후의 역사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3구분은 신약에서도 반영되어 있으나(눅 24.44), 신약은 구약을 대개 2구분하여 “율법과 선지자”로 통칭하고 있다(마 5:17, 눅 16:29등).  이는 신약 저작 당시에 주로 사용되었던 헬라어 번역판 구약성경, 즉 “70인경”(Septuagint, LXX)의 구성에 의한 영향으로 보인다.  70인경은 전통적인 히브리 맛소라판의 3구분을 따르지 않고 주제와 연대에 따라 순서를 재편하여 토라는 처음에 그대로 두었으나, 커투빔을 전 선지서와 후 선지서 사이에 넣고 혼합시켜버림으로서 사실상 나비임 속에 편입시켜 버렸다.  그 결과 전통적인 3구분이 토라와 나비임, 즉 율법과 선지자의 2구분으로 통칭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구약은 편의상 아래와 같이 분류되는 것이다.

신약은 예수님의 말씀과 그 사도들을 통해서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 그 역사적 배경과 함께 기록되어 있다.  신약은 구약의 완성이며, 희미한 그림자와 예표가 분명히 나타난 실체이며 성취이다(고전 10:11, 히 1:1-2, 요 5:39, 롬 3:21, 딤후 3:15).  따라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인 구원의 경륜은 구약에서 예언되고 신약에서 완성됨으로서 특별계시는 전혀 가감이 필요 없는 성경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성경의 불완전성을 주장하고 성경을 추호라도 가감하려는 시도는 저주로서 금지된다(계 22:18-19).  신약은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기록한 복음서와 사도들의 서신서로 구성되며, 사도행전과 요한계시록은 특수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별도로 분류된다.

2. 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가?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공동체는 고대로부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어 왔다.  이는 강요나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화에 의해서 한 권씩 한 권씩 매우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수납되어 공동체적 고백과 신앙이 형성되었다.  B.C. 1400년경에 쓰여진 모세 5경은 즉시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졌으며, 그 후에 계속하여 쓰여진 책들도 얼마가지 않아 공동체적 수용을 받음으로서 “정경(canon)”으로 편입되어 오랜 세월을 두고 정경이 형성되었다.  구약 39권은 B.C. 400년경에 기록된 말라기를 끝으로 마감되었고, A.D. 90년 얌니아회의에서 최종 확정되었다.  그리고, 신약 27권은 모두 1세기에 기록되어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수용되었으며, 397년 제3차 칼타고 회의에서 최종 확정됨으로서 정경 66권이 종결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정이나 회의의 결정에 의해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성령의 역사에 의해 뒤늦게 그 진리를 수용하고 고백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 이유로 믿고 순종되어야 하는 성경의 권위는 어떤 사람이나 교회의 증언이 아니라, 전적으로 그 저자이신 하나님(그는 진리 자체이시다)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성경이 받아들여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 iv)

 

그러면, 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가?  다음과 같은 증거들이 제시된다.

 

(1) 성경은 서로 다른 저자들에 의하여 1500년 동안의 간격을 가지고 쓰여졌으나, 분명한 내면적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책이 66권의 일부가 되리라는 사실을 모르고 기록했으나, 각권들은 66권의 성경으로 집합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다양성 중에서의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조화된 대작을 이루고 있다.

 

(2) 성경은 인류가 소유한 책 중에서 가장 인간의 본질과 문제, 그리고 그 해결책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영적 심오성과 적용성, 그리고 감화력과 윤리성 등에 있어서 실로 최고의 책이다.  모든 진리는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이며 계시된다면, 성경 외에 그 어떤 책이 그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3) 예수님께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실히 중거하셨다.  마 4:4, 막 14:27에서는 성경을 권위로 인용하셨으며, 마 19:4-5, 막 7:11-13, 요 10:34-35에서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씀하셨고, 막 12:36에서는 성경이 성령의 영감을 통해서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임을 가르치셨으며, 구약의 3부분을 모두 인정하셨다.  그 외에도, 마 22:32, 요 8:56, 막 12:26 등에서 성경의 역사성을 인정하셨고, 마 11:10, 막 7:6 등에서는 성경예언의 진실성을 확증하셨다.  마 5:17이하에서는 구약윤리의 규범성을 받아 들였고, 일점일획도 폐기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모든 구약성경이 예수님을 가리켜 기록되었음을 눅 24:46-47, 요 5:39,45-46 등에서 설명하셨다.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증언은 충분한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예수님이 증거한 성경은 구약을 가리키지만, 불분명하고 예표적인 구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예수님의 말씀과 사도들의 증언이야말로 더 말할 나위가 없다.

 

(4) 사도들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거한다.  사도들에게는 예수님의 특별한 권위와 성령의 능력이 주어졌다(눅 5:27, 6:12-16, 요 17:6, 20:22, 마 28:18-20, 행 1:8, 요 14:26, 15:26-27, 16:13-14).  따라서, 그들의 증거는 권위를 갖는다.  그들의 증거가 기록된 책들은 성령의 감동에 의해 주어진 성경으로 사도들 스스로 가르친다(고전 2:9-10, 벧전 1:12, 고전 2:13, 갈 1:7-8, 살후 3:6,12, 고전 14:37, 살후 3:14, 벧후 3:16, 골 4:16).  기독교회는 이 사도들의 증거 위에 서있기 때문에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도들의 증언은 매우 중요하다.

 

(5) 그러나, 무엇보다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증거는 성령님께서 우리 영혼 속에 주시는 믿음의 증거이며, 궁극적으로는 성경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증거하는 성경의 자체적인 증거인 것이다.

 

모든 신앙의 논쟁을 결정하고, 모든 교회회의의 결정, 초대교회 저자들의 의견, 사람들의 사상, 그리고 사적인 정신을 심사해야 하며, 그의 판결에 우리가 의지해야 하는 최고의 심판자는 결코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성경 안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이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x)

 

그래서, 종교개혁자 칼빈은 “성령의 내적 증거(testimonium Spiritus Sancti internum)”와 “성경의 자증(autopiston)”을 가장 중요한 결정적 증거로 생각하였다.  실로 진리는 스스로 증거하는 것이며, 다른 것에 의해서 증거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진리 자체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가 성경을 높고 외경스럽게 평가하는 교회의 증언에 의해 감동되고 권유될 수도 있고, 주제의 천상성, 교리의 효용성, 문체의 장엄함, 모든 부분들의 일치, 전체의 의도(그것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려 함이다), 인간이 구원받는 유일한 길의 완전한 발견, 다른 많은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함과 그것의 전적인 완전성이 풍족하게 그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임을 입증하는 논증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무오한 진리성과 신적 권위에 대한 우리의 설득과 확증은 우리 마음속에서 말씀에 의해 그리고 말씀과 함께 증거하시는 성령의 내적 역사로부터 온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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